홈페이지온라인논문&투고심사회원가입뉴스레터이전호 제417호 2011년 4월 13일
 
 

전문가광장/오피니언

 
 

정부 주도의 컴퓨터 분야 인증 시험:
"과잉처방. 기존 기사자격시험을 더 충실히..."

 
 

용 환 승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컴퓨터공학과
한국정보과학회 데이터베이스 논문지편집위원장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크의 발달로 우리는 모든 것을 실시간으로 생중계 받는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며칠 전 NIPA(한국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서 IT분야의 졸업생들을 평가하여 인증하는 제도를 연구중이라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목적은 IT 교육을 향상시키려는 것이라고 한다. 대학교육의 불신으로 비롯된 것인지, 이 제도의 도입 배경을 공감하기도 어렵지만, 그 해결 방법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졸업생의 실력을 정부가 시험으로 평가하겠다는 것이 오늘날 중고등학생들이 학력평가도 거부하는 마당에 효과는 둘째치고 과연 시행가능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일부 언론이 상당히 주관적인 대학평가를 해서 인지도가 높아진 것을 따라서(그 결과가 주는 대학 교육의 왜곡 효과에 대해서는 무책임함) 졸업 인력의 전문성을 한번 평가라는 것을 해보겠다는 것인지는 모를 일이나 방법은 과잉처방이라고 판단된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진입하면서 자금의 여유가 생겨 여러 가지 과잉 투자를 하여 그 부작용이 심각해지고 있음에 비추어 정책의 역효과나 실현 불가능한 계획을 세우는 것은 막아야 한다. 요즘 기자들이 왜곡보도를 해놓고도 무책임하게 자신들의 왜곡보도 결과로 제도 개선이 되어 사회가 나아졌으면 된 거지 뭐가 문제냐는 식의 주장이 연상된다.

 

대학배출인력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인 평가로는 의과대학 졸업자들의 의사고시(최근 실기시험 담합유출로 문제가 됨)와 약사고시 그리고 로스쿨의 변호사 자격시험이 있는데 이것도 졸업자의 질을 측정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국가가 독점적인 권한을 부여하기 위하여 치르는 면허시험일 뿐이다. IT 관련 졸업자들이 평가시험을 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고 무슨 독점적인 면허를 주지도 않는데 고3 수험생들 수능모의시험도 아니고 그 시험을 치러야 할 아무런 이유도 동기도 없다. 물론 시험은 정부가 보유한 자금(이것도 국민의 세금으로 성심성의껏 써야한다)을 가지고 유혹하여 반강제적으로 치르게 할 수는 있을 것이다(많은 대학들이 이 자금의 유혹에 대체로 약하기는 하다). 유사 사례로 현재 공학인증제도를 시행하느라 많은 공과대학들이 교육이론을 만들어낸 교육학과에도 시행하지 않는 생소한 학습성과평가(?) 달성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데 옥상옥으로 평가시험도 받아야 하면 IT중에서도 4D 업종이라는 SW 분야는 이제 어떻게 해야할 지 난감할 따름이다. 공대교수들과 학생들은 인문사회계 학생들보다 등록금만 많이 낼뿐 졸업 후 급여는 동일하 반면에 오히려 구조조정의 우선 대상이 되어 이공계기피가 심화되었다.

 

SW인력의 질 향상을 꾀하기 위해서 이런 제도를 검토중이라면 차라리 현재 국가에서 운영중인 기사자격제도를 충실히 운영하도록 하는 것이 더 효과적하다. 자격증의 효과는 거의 무용지물이지만, 그래도 SW프로젝트 수행을 하는데 '정보처리기사 1급' 자격증 보유여부는 사용 중이다. 이 자격증의 문제는 정규 대학에서 전공한 학생만이 취득할 수 있는 수준을 요구하는 이 자격이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지 못해서인지 해당 전공을 졸업하지 않은 학생들도 누구나 취득할 수 있는 운전면허같은 시험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공대뿐아니라 심지어 인문사회계 졸업생들도 2달정도 문제은행가지고 준비하면 합격이 된다니 무슨 '기사1급' 자격증이라도 할 수가 있는가(정보관련 자격증을 가지면 공무원임용시 가산점 준다고 해서 대부분 취득한다고 함). 이 자격증을 대학 SW관련 전공을 확실히 전공하지 않고서는 취득할 수 없는 시험으로 만드는 것이야 말로 중요하며, 이 자격증 취득 인력을 보유한 업체만이 SW 프로젝트를 수주해서 수행하게끔 하는 것이 현재 긴요한 것이다.

 

또한 작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SW 마에스트로' 양성 제도를 통해 한국의 스티브잡스와 빌게이츠를 육성하겠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동의하기가 어려운 것이 잘 알다시피 이 두 사람은 대학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엘리트 인력만 있으면 SW산업이 잘 되는 것이 아니고 다수의 저변 인력이 뒷받침이 되었기 때문이다. SW 산업은 육성에 필요한 인프라가 중요한 것이지 소수 엘리트 양성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늘 언급되는 이야기지만, 잡역 일당 노동자 인건비로 SW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한 SW의 고급화와 경쟁력있는 산업은 요원하다고 본다. 시급한 정책 보완을 하나 더 들자면 전무한 초중등에서의 컴퓨터교육을 시행하는 것이다. 핵심 컴퓨팅의 기본을 배우는 것이 아니고 컴퓨터 활용정도를 그나마 선택과목으로 가르쳐가지고서는 우리의 미래는 어둡다. 빌게이츠의 경우 초등학교때 선물받은 컴퓨터가 없었으면 오늘날의 Microsoft는 없었다. 컴퓨터 교과목도 없고 가르칠 교사가 없는 초중등 현장이야 말로 개선이 가장 시급한 일이다. 얼마전 고등학교에서 컴퓨터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를 만났는데, 현재 수학 교사로 전환하기 위하여 교육대학원을 다니는 중이라는 소식을 들으니 더욱 염려가 될 뿐이다. 오늘도 거르지 않고 IT인재개발원의 메일이 도착했다. 내용은 IT직무능력향상교육을 교육비90%지원하고 교육중 인건비까지 지원하며 교재, 중식이 모두 무료라고 한다. 정부는 각 지역마다 수요도 없는 과학기술원 설립하거나 IT 무상교육을 시행하는 대신 의학교육과 법학교육을 무상으로 시행하여 면허를 주는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이공계와 IT산업을 육성하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언제나 알게 될 것인가 궁금하다.